아가씨들도 넌더리 치는 ‘진상 퍼레이드’

룸살롱 ‘진상’ 손님들의 각종 수법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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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 미디어헤이 대표
기사입력 2010-02-08 [12:42]

주구장창 노래만 불러 고문주기도… 거들먹거리는 ‘조폭’들도 고역
‘훈계·조언’ 진상서부터 냄새 고문까지… 대기업 임원진도 경계대상 1호

 

룸살롱 아가씨들에게 있어 ‘진상’만큼이나 할 말이 많은 대상도 없을 것이다. 매일 매일 새롭고 낯선 손님들을 대해야 하는 그녀들은 어떤 손님들을 만나느냐에 따라 그날의 수입이 달라지고 기분이 천당과 지옥을 오가기도 한다. 좋은 손님을 만나면 가끔씩이나마 느끼는 행복감에 젖어들기도 하지만 말 그대로 ‘진상’을 만났을 경우라면 당장 그 순간에라도 일을 그만두고 싶을 정도로 진저리 처지는 것이 사실이다. 이렇게 그녀들의 기분을 좌지우지하다보니 수다스러운 나가요 아가씨들에게 진상은 때로 좋은 술안주가 되기도 한다. 일반인들이 생각하기에는 ‘진상’이라고 해봐야 술 먹고 ‘꼬장’ 피우는 것 밖에 더 있겠냐고 하지만 실제 그들의 ‘각종 수법과 스킬’들은 상상을 초월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어떤 행태로 룸살롱 안에서 술을 마시는 것일까. 아가씨들의 ‘증언’을 토대로 사건을 재구성해봤다.
 
일단 룸살롱에서 ‘무서운 뮤지션’이라고 불리는 이들이 있다. 말 그대로 음악을 진정으로, 그리고 너무나도 사랑한 나머지 그 집착이 무서울 정도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기도 하다. 일명 ‘노사모(노래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들은 마치 마이크와 노래에 한이라도 맺힌 듯이 한번 마이크를 잡으면 3~4시간을 기본으로 노래를 부른다. 한 아가씨의 이야기다.

“괜히 자리 잘못 잡아서 스피커 옆에 앉잖아요? 고막이 거의 나가는 것 같아요. 며칠 동안 노래 하울링으로 정신이 멍멍할 정도라니까요. 심지어 어떤 아가씨들은 화장실 가는 척 하다가 발로 노래방 기계의 코드를 뽑아버리기도 해도. 그런데 더 기가 찬 거는 ‘그래도 노래는 계속 된다’는 거예요. 정말이지 못 말릴 사람들이죠.”(H룸살롱 L양)
 
‘무서운 뮤지션’에서 ‘깍두기’까지

이른바 ‘무서운 뮤지션’들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정말이지 장르와 시대를 불문한다는 것이다. 70년대 가곡에서부터 최신 힙합까지, 마치 정말 가수가 되기 위해 수년간 노래 연습을 했던 사람들처럼 거의 모든 리듬에 익숙하고 잘 소화해낸다고 한다.

아가씨들이 무서워하는 또 다른 유형은 이른바 ‘말 변태’라는 사람들이다. 그러니까 말로 ‘변태 짓’을 한다는 건데, 이는 룸살롱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각종 훈계와 조언, 충고를 할 뿐만 아니라 그것으로 잘난 척을 함으로써 아가씨들을 정신적으로 고문하는 것이다.
 
사실 룸살롱은 스트레스를 풀러 오는 만큼 손님들이 재미있게 잘 놀면 아가씨들도 신나게 놀고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류의 놀이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채 오로지 마치 강단에서 강의를 하듯 끊임없이 이어지는 훈계들은 아가씨들의 짜증을 자아낸다. 이런 류의 사람은 대개 ‘식자층’이 많다고 한다. 대학 교수나 학교 선생들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보면 ‘어이구, 그 이야기로 논문을 써도 되겠네’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니까요. 그것도 한 두 시간이면 별로 개의치 않아요. 저희도 손님의 특성에 따라 맞춰야 하는 의무도 있고 그 정도는 할 수 있는 인내심이 있거든요. 그런데 그 비슷비슷한 이야기를 4시간 이상 들어보세요. 할 수 만 있다면 주먹으로 얼굴한대 때리고 ‘야, 됐다’라고 하고 싶다니까요.”(J룸살롱 K양)

말 변태들의 단골 주제는 ‘어떻게 하면 올바르게 세상을 살 수 있는가’에서부터 ‘아가씨들의 수입은 어떻게 사용되어져야 하는가’, 혹은 ‘룸살롱 아가씨들의 성격 유형과 라이프스타일’ 등 상당히 다양한 주제를 담고 있다고 한다. 아가씨들은 차라리 말 변태보다는 온 몸을 더듬는 ‘피아노 유형’이 더욱 날 정도라도 입을 모아 말한다.

이른바 ‘조직원’들도 보통 골칫거리가 아니다. 일단 그들이 잡아대는 ‘가오’가 볼썽사납다고 한다. 자신들 역시 서민들의 피나 빨아먹고 사는 주제에 머리부터 발끝까지는 명품으로 치장한 모습에다가 일단 ‘완전 무식’하기 때문에 사소한 실수가 때로는 큰 화를 자초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러한 건달들 앞에서는 노래 선택 시에도 상당한 주의를 해야 한다. 자칫해서 팝송이라도 부르면 ‘우리 무시하는 거냐’며 화를 내기도 한다는 것.

“제일 우스운 건 뭔지 아세요? 룸살롱에서 같잖게 시가를 피우는 거예요. 어떻게 피울지도 모르면서 본 건 있어가지고 시가 들고 설치죠. 그거 보면서 웃지도 못하고 뭐라고 할 수도 없고 속으로 웃음 참느라고 얼마나 혼나는지 아세요?”(L룸살롱 P양)

이러한 건달들 앞에서 아가씨들은 최대한 ‘오버’를 하지 않기 위해서 노력할 수밖에 없다. 자칫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이들의 성격 때문에 잘못하면 갑자기 룸살롱 내부가 ‘서바이벌 전투장’으로 변할 수도 있다는 것. 얼음 통, 재떨이가 날아다니고 아가씨들을 번쩍 번쩍 들어 올리면서 힘자랑을 하는 통해 정신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특히 2차가면 이들에게는 거의 공통점이 많은데 이른바 ‘인테리어’라고 하는 것이다.
 

나가요에게 ‘진상’은 영원한 숙제

결벽증이 있는 남성들도 피곤한 존재임에는 틀림없다. 자기 술잔이 조금만 비뚤어져 있거나 얼음 때문에 바닥에 물방울이라도 떨어져 있으면 버럭 버럭 화를 낸다는 것. 화장실에 다녀왔다가 물수건 안줬다고 아가씨 바꾸기도 한다.
 
하지만 더욱 골치 아픈 건 도대체 취향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것. 어떨 때는 스트레이트, 어떨 때는 언더락으로 종횡무진 바꿔가며 그거 못 따라온다고 화를 내거나 자신이 좋아하는 안주가 수시로 바뀌면서 제때 안 골라준다고 짜증을 부리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대신 피아노 등의 행동은 하지 않지만 정신적으로 상당히 신경이 쓰이는 부류라고 할 수 있다고.

‘냄새나는 부류’도 상당한 진상 중의 한명임에는 틀림없다고 한다.

“일단 겉으로는 멀쩡한데 지나치게 심하게 냄새가 나는 사람이 있어요. 일종의 암내에다가 입 냄새까지 나는데 거기다가 가끔씩 제 몸의 냄새를 킁킁 거리면서 맡기도 해요. 생각만 해도 인상이 구겨지는 스타일이죠. 2차 가서는 꼭 양말 빨아줘야 한다며 우기기도 하죠. 평소에 깨끗하게 씻지도 않다가 2차가서 웬 그렇게 오버를 하는지. 샤워도 제대로 안하고 물만 묻히는 경우가 있어서 고역도 보통 고역이 아니에요.”(K룸살롱 P양)

한마디 정신이 약간 이상한 ‘또라이 오빠들’도 있다. 생긴 건 멀쩡한데 약간 눈동자의 초점이 흐릿한 경우가 있고 거기다가 옷은 무슨 동네 꼬마들이나 입고 다닐 정도로 바지가 약간 짧고 칼라가 촌스러운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들의 가장 큰 특징은 잘난 척 하기다. 때로는 서비스가 좀 마음에 안 든다고 ‘아, 이 가게는 가게 문 닫아야 겠네’라는 어처구니없는 협박을 하는가 하면 룸살롱에서 ‘주도’를 논하면서 마치 뭘 대단히 아는 것처럼 행동하기도 한다.
 
때로는 술병을 깨고 언더락 잔을 던지면서 자신의 ‘용기와 호기’를 자랑하지만 평소에는 절대로 그런 행동을 못할 부류들이기도 하다. 심지어는 같이 온 일행이나 일행의 파트너에게 까지 시비를 걸면서 술판 분위기를 파장 내는 경우도 있다. 이런 사람의 경우에는 같은 일행들의 집중 공격으로 굴욕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자다가 봉창형’도 있다. 잠 잘 자다가 난데없이 봉창을 두들기듯이 처음에는 ‘완소손님’ 처럼 매너 있고 예의를 잘 지키다가 갑자기 돌변한다고 한다. 물론 술을 많이 안 먹었을 때는 피아노는 생각도 못하고 가끔씩 사랑스러운 미소만을 날려주는 채 예의를 지킨다. 하지만 3시간이 넘어서면서 슬슬 ‘업’되면서 자기 자신만의 세계에 푹 빠진다고 한다.
 
일행들은 다 술에 취해 집에 가고 싶어 하는데 자기 혼자 파장된 술자리를 다시 일으켜 세운다고 한다. 밴드도 다시 불러 분위기를 돋우고 아가씨들에게도 과도한 서비스를 요구한다. 제일 마지막에는 술값가지고 시비 붙는 일도 절대 잊지 않는다고 한다.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의 사장단이나 영업진은 상당부분 매너가 있지만 가장 주의해야할 점이 있다고 한다. ‘술 버리기’가 그것이라고. 어차피 자기네들 돈 쓰는 게 아니라 든든한 법인카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매상에는 전혀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고. 그들은 예의를 지키는 반면, 아가씨들에게 철저하게 예의를 바란다고 한다.
 
따라서 한번 술 버리다가 걸리면 ‘완전 개망신’을 당하고 처참하게 쫓겨날 수밖에 없다는 것. 또 어차피 돈들이 많기 때문에 술을 버려봤자 계속해서 술을 시킨다고 한다. 이런 손님들의 경우에는 큰 맘 먹고 취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면에서 볼 때 룸살롱 아가씨들에게 ‘진상’은 영원히 풀지 못할 숙제요 딜레마라고 할 수 있다. 진상이 보기 싫으면 룸을 그만두면 되지만 그럴 수는 없기에 매일 매일 마음 졸이며 감내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서준 미디어헤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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