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경vs담철곤 쌍두체제 건재하나

검찰,오리온 본사 압수수색 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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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정 기자
기사입력 2011-03-28 [15:40]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는 지난 3월 22일 오리온 본사와 계열사 9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들 업체에 검사와 수사관 30 여명을 보내 자금사용 내역을 알 수 있는 회계장부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 전산자료를 압수했다.

온미디어 BW행사가격 낮게 책정…시세차익 의혹
오리온 창고부지 왜 헐값 매각 됐나…비자금조성 의혹

▲     ©운영자
갑작스러운 경찰의 출두에 오리온 그룹은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22일 <시사코리아>와 통화한 오리온그룹 관계자는 “압수수색을 받은 것은 맞다. 하지만 검찰 쪽에서 어떤 부분에 대한 조사를 하는지 현재로선 알 수 없다”고 대답했다. 사건이 하루 지난 23일 오리온 관계자는 “일단 조사가 진행 중이니 현재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이 압수수색을 나선 데는 크게 3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 제기된 의혹은 담철곤 회장이 헐값으로 계열사 지분을 취득해 이를 다시 매각하는 과정에서 시세 차익을 남겼다는 것.

두 번째 의혹은 오리온그룹 계열사가 서울 청담동에 지은 고급빌라와 관련해 그룹이 빌라 부지를 시행사에 헐값에 넘겨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점이다. 오리온그룹은 최고급빌라인 ‘청담동 마크힐스’를 신축하는 과정에서 소유 부지를 헐값에 매각한 후 시공을 다시 계열사가 맡는 방식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마지막으로 제품 원가를 부풀리는 수법 등으로 수십 억원에 달하는 세금을 탈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는 검찰 측이 확보한 압수물 분석이 끝나면 회사 관계자 등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국세청은 지난해 오리온그룹이 BW(신주인수권부사채)를 이용해 대주주인 담 회장의 지분을 늘리고 회사 소유 부동산을 헐값에 매각하는 등의 방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이 있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바 있다.

헐값 BW 발행 의혹

실제로 담 회장은 2000년 6월 오리온그룹의 자회사였던 온미디어는 7년 만기로 140억원 규모의 BW를 발행했다. 그리고 이듬해 사채가 전액 상환되고 남은 신주인수권(워런트)의 58.9%(33만주 규모)를 담 회장이 2억원에 사들였다.

담 회장은 2005년 6월 신주인수권 16만5000주를 주당 2만5000원(총 매입대금 41억2500만원)에 행사해 온미디어 지분을 1.4%로 늘렸다. 그리고 2006년 온미디어가 상장되면서 구주 1주의 가격은 5만2000원으로 올라 담 회장은 1년 만에 108%의 수익을 거둔 셈이 됐다.

담 회장의 실제 시세차익은 그로부터 4년 후인 지난 6월 온미디어를 매각하면서 실현됐다. 지난해 6월 온미디어를 CJ그룹에 매각하면서 이 주식을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포함해 130억여원에 넘기면서 5년만에 215%의 수익률을 올린 것이다.

이에 대해 오리온은 “BW 발행 당시 온미디어 설립 초기라 경영실적이 좋지 않았고 2대주주였던 캐피털 인터내셔널 글로벌 이머징마켓 프라이빗 에퀴티 펀드가 책임경영을 요구하며 오너 일가의 지분참여를 요구해 BW를 인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마크힐스 부지 헐값매각 의혹

BW와 함께 수사의 도마에 오른 것은 오리온 계열사 메가마크가 청담동에 지은 고급빌라 마크힐스 부지의 헐값매매 여부다.

서울지방국세청은 오리온이 마크힐스 부지를 부동산 시행사 이브이앤에이에 헐값에 팔고, 시공을 메가마크가 맡는 과정에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에 대해 세무조사를 벌여왔으며 지난해 말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그렇다면 고급빌라인 마크힐스 청담이 구설수에 휘말린 이유는 무엇일까. 발단은 지난 2006년 7월 27일 오리온그룹이 창고 부지를 각각 다른 시행사에 넘기면서 시작된다. 1976년부터 40년이 넘게 이 땅을 창고부지로 활용해오던 오리온은 2006년 7월 27일 시행사인 이브이앤에이에 매각했다. 이브이앤에이는 오리온 그룹의 대지인 청담동 130-6번지와 130-34번지 1755.7㎡를 169억3800만원에 사들였다. 이는 평당 3020만원에 해당하는 가격이다.

또한 이브이앤에이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당일인 그 해 8월 11일 이 가운데 40억6000만원을 갤러리 서미 계좌에 입금했다. 다시말해 오리온이 두 필지 땅 1775㎡를 총 169억원에 이브이앤에이사와 최성수의 부인이 대표이사이던 미소인과 관련이 있는 갤러리 서미화랑에 나눠 팔았다는 의혹이다.

비슷한 시기 인근 땅은 3.3㎡당 약 5900만원에 거래되고 있었으므로 엄청나게 싸게 넘긴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오리온측은 “매도 부지의 규모가 크고 인근 지역과 부지의 용도가 틀려 비교 대상이 아니다. 특히 올림픽대로로 연결되는 곳이라 인근 부지보다 땅값이 저렴했다”고 밝혔다. 또 “이브이앤에이에 해당 부지를 시세 수준인 평당 3000만원(총 169억원)에 넘겼고 매각대금 전액이 오리온 계좌로 입금됐다”고 반박했다.

비자금 조성의혹도 수사중

오리온 그룹은 왜 당시 시세보다 훨씬 낮은 가격으로 땅을 매각했을까.

평당 5000만원으로만 계산해 봐도 당시 시세인 약 265억원(5000만원×531평)에 훨씬 못 미치는 160억원에 땅을 판 것인데 이에 대해 일각에선 주주들 입장에서 배임 논란을 일으킬 수 있는 부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토지매입 과정에 참여한 이브이앤에이는 공교롭게도 땅을 산 날짜에 새로 생긴 회사이다. 원래 건축사무소였던 이 회사는 토지를 매입한 2006년 7월 27일 회사 이름을 바꾸고 사업목적을 설계에서 건축으로 바꿔 등기했다. 동시에 자본금도 1000만원에서 3억원으로 증자했다. 등기상에는 단순히 회사이름만 바꾼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새로운 회사를 설립한 것이다.

토지매입 과정에서부터 참여해 공동 시행까지 한 미소인 역시 이번 사업을 하기 전까지 건강식품 도·소매업을 하던 회사였다. 미소인은 사실상 오리온 그룹과 특수 관계의 회사라고 볼 수 있다. 이 회사의 대주주 중 한 명은 가수 최성수씨(지분 26%)였다. 갤러리 서미는 2008년 삼성그룹 비자금 의혹으로 특검 수사과정에서 그림 ‘행복한 눈물’로 곤욕을 치른 적이 있는 화랑이다. 인맥이 넓어 주로 ‘큰손님’을 상대로 고가의 미술품을 취급해온 화랑으로 알려져 있다.

최성수씨 부부와 수상한 부동산 거래 있었나

강남 청담동과 도산공원 인근에서 부동산과 시행사업으로 수백억원을 벌어 부동산 거부로 알려졌던 최성수씨와 아내 박영미씨는 2009년 8월 도미 당시 미국 교민사회에서 ‘사업자금을 횡령해 미국으로 도피했다’ ‘최씨 부부의 돈이 오리온그룹 오너 일가의 비자금이다’ 등의 소문에 휩싸였다. 최성수씨 부부가 부동산 업계의 큰 손으로 불렸던 데는 오리온그룹 담철곤 회장의 후광 덕분이었던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최씨 부부는 메가마크가 하는 동작구 마크힐스 흑석과 마크힐스 청담 사업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작구 마크힐스 흑석은 메가마크의 첫 번째 작품으로 고급빌라가 밀집한 강남 등지와는 다른 탁월한 입지조건을 자랑한다. 또 각각 19가구가 건설된 청담 메가힐스 1·2차는 347.58㎡(1차) 3가지 타입과 355.01㎡·372.91㎡(2차)로 구성돼 있다. 이곳은 분양가가 수 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최상위 계층 아니면 사실상 접근이 어려운 곳이다. 오리온 계열사인 메가마크가 하는 사업은 이 두 개를 제외하고는 모 대학 및 오리온그룹 양평 연수원 등을 짓고 있다.

마크힐스 흑석은 최성수씨의 부인인 박영미씨가 대표이사로 있는 미소인에서 시행을 맡았다. 박씨는 미소인의 최대 주주였다. 미소인은 ‘메가마크’로부터 80억원 가량의 돈을 저리로 차입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최성수씨는 반박 보도자료를 내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최씨는 “미소인이 흑석동에 신축중인 빌라는 최성수의 부인 박영미씨가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며 미소인은 자연중심 친환경 주거문화 건설을 위한 프로젝트로 신축중인 빌라를 시작으로 업계에 진출한 부동산 시행업체”라며 “이번 프로젝트는 금융권을 통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여 건설한다. 이번 분양사업의 모든 수익은 법인에 귀속, 박영미 대표이사는 물론 예당아트 대표 최성수 개인의 이익과는 연관이 없다”고 해명했다.

마크힐스 관련 구설수도 끊임없이

마크힐스 흑석은 사업과정에서 시행사와 시공사간에 의견차이가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는 시행사업을 하면서 오리온 그룹을 보증인으로 내세워 거액의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분양 등이 어려워지기 시작하면서 자금에 심한 압박감을 느꼈고 이 과정에서 200억 가량의 돈을 먼저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오리온그룹측은 일단 사업을 원활히 진행하기 위해 은행 채무를 먼저 상환했지만 향후 박씨측에 구상권을 청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박씨에 대한 오리온그룹측의 감정이 상당히 악화됐다는 것이 내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지난해 6월 <시사코리아>가 오리온측에 확인했을 당시 “여러가지 법적인 고려를 하고 있다”면서 담당 법무법인을 알려주었다. 하지만 박씨가 사실상 임의로 회사자금을 가져갔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오리온이 박씨에 대해 민형사상의 책임을 묻지 않아 어딘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기 때문일 것이라는 게 이번 사태를 잘 알고 있는 인사들의 분석이다. 바로 오리온 그룹의 비자금일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에 대해 최씨 부인 박영미씨는 “왜 그런 말이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반문하며 “미국에 오기 전 회사문제는 오리온측과 M&A를 끝냈다. 등기부등본을 떼보면 알겠지만 우리는 정상적인 사업절차를 밟았다”며 당시 미국 교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불쾌감을 토로했다. 그는 또 그동안 오리온 그룹의 비자금을 관리했다는 소문에 대해 “말도 되지 않는 소리다. 나도 그런 소문은 들었지만 사실이 아니다.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을 데리고 와라. 도산공원 앞에 있는 건물을 매입하면서 서미 갤러리 홍 대표 등과 함께 매입한 문제 때문에 소문이 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이화경 사장 제과사업 컴백설 ‘솔솔’

오리온 그룹은 고 이양구 회장의 둘째딸인 이화경 사장과 사위인 담철곤 회장의 쌍두체제로 운영돼 왔다. 최근 오리온그룹은 주력사업인 해외제과 자회사와 스포츠토토와 영화배급 및 투자회사인 미디어플렉스, 건설사인 메가마크를 제외하고 비주력 계열사인 외식서비스(베니건스)와 미디어(온미디어) 업종을 과감히 매각했다.

그런데 매각된 비주력 계열사인 외식과 엔터테인먼트 부문사업은 담 회장의 부인인 이화경 사장이 애정을 가지고 해오던 사업이다. 이들 사업이 정리되자 이화경 사장이 본업인 제과사업에 컴백할 것이란 소문이 곳곳에서 나돌았다. 그리고 지난해 1월 단행된 인사를 통해 이화경 사단이 대거 입성하자 이 같은 예측은 더욱 맞아떨어지는듯 보여졌다. 특히 오리온 담철곤 회장이 검찰의 수사선상에 오르면서 앞으로 담 회장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이란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김희정 기자 penmoim@sisa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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