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 수사하는 검찰... 정권 심장부 겨눈다

가 -가 +

김재순 기자
기사입력 2019-12-23 [08:24]


청와대의 '하명수사'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는 '지방선거 개입' 의혹으로 확전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정국을 흔들 뇌관으로 부상할 조짐이 농후하다.

 

이 사건을 들여다보는 검찰 수사가 현 정부 인사로 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권 심장부를 겨냥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지울 수 없어보인다.

 

정부·여당 관계자들이 송철호 울산시장의 당선을 위해 후보 경선과 공약 선정 등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정권이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검찰은 우선 의혹의 중심에 서 있는 송 시장을 조만간 소환할 예정이다.

 

이제까지는 참모격인 송병기 부시장 등 측근 인물들과 경찰첩보 전달 과정과 관련한 전현 청와대 인사들을 중심으로 불러 조사한 것이지만 이제는 직접 송 시장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하다.

 

이후 그의 당선을 도왔다는 의혹이 있는 범여권 인사에 대한 소환 조사도 이뤄질 것이 분명해보인다.

 

22일 법조계와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는 지난 20일 기획재정부 등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증거물을 분석하면서 관련자 소환을 검토하고 있다.

 

검찰이 기재부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선 것은 송 시장 측이 지난해 지방선거 전 상대 후보의 공약과 관련된 정부의 조사 결과를 사전에 인지했다는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 후보였던 김기현 전 울산시장은 산재모(母)병원 건립을 공약으로 추진했는데, 기재부 등은 지방선거 전 해당 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송 시장과 경쟁한 임동호 더불어민주당 전 최고위원은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한병도 전 정무수석 등과 만나 경선을 포기하는 대신 오사카 총영사직을 맡는 취지의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져 이 사건이 다시금 정권의 '복마전' 속으로 빠져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치기 어렵다.

 

'오사카 총영사'라면 김경수 드루킹 댓글조작사건에서도 수없이 들어온 바이기 때문이다.

 

당초 임 전 실장 등이 먼저 경선 불출마를 조건으로 총영사직 등을 권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임 전 최고위원은 자신이 먼저 그런 제안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전 시장도 최근 기자회견에서 "송 부시장의 업무일지에 송 시장이 당내 경선에서 임 전 최고위원에 불리하다는 내용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여권 관계자들이 송 시장의 단수 공천을 위해 임 전 최고위원 등에게 경선 포기를 종용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검찰로서도 이 사건 얼개를 조속히 내야 할 입장에 있는 것은 사실이다. 조국 전 장관 사퇴 이후 긴 공백기 속에 청와대가 일방적으로 검찰에 밀린 측면이 있었다면, 이를 반회하기 위한 전략으로 추미애 장관 후보자를 임명하면서 반전을 꾀하고자 할 것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추 장관 후보자가 아직은 후보자여서 임명도 전에 검찰에 대한 인사권을 행사하려든다면 여론이 불리하게 돌아가 수 있다는 점도 청문회를 서두는 배경일 수 있다.

 

다만 정국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점에서 순탄한 추진은 보장하기 어렵다.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여부와 무관하게 임명강행의 수를 두고 싶을 것이란 점은 십분 이해되고도 남는다.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로서도 사건의 실체를 들여다보니 정권 심장부와 직결된 것일뿐 처음부터 정권을 겨냥했다는 눈총을 받고 싶지은 않을 것이다.

 

가뜩이나 여권에서는 "검찰이 사전에 틀에 맞춰 수사하고 있다"는 비판을 가하며 검찰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검찰은 송철호 울산시장의 측근인 송병기 부시장을 수차례 소환한 데 이어 업무수첩을 확보하면서 흩어졌던 퍼즐들이 모아지는것일 뿐 사전 각본설을 일축한다.

 

검찰이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에 대한 수사를 전방위로 확대하면서도 이를 경계하는 이유다.

김재순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band naver URL복사

최신기사

URL 복사
x

PC버전 맨위로 갱신

Copyright ⓒ 시사코리아.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