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불만 외면하는 GM 대우, 왜?

잇단 리콜에 소비자 불만 폭발, 도요타 전철 밟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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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유 기자
기사입력 2010-04-05 [08:52]

같은 부품 결함으로 2번이나 리콜 실시… 일부 차종은 ‘늑장대처’
대리점-대우자판 계약 조항 때문에 판매도 혼선… 고객 불편 가중
 
▲ 2번이나 리콜이 실시된 ‘라세티 프리미어’    

 4월부터 ‘시보레’로 이름이 바뀌는 GM대우가 연이은 구설수에 올라 눈길을 끌고 있다. GM대우는 지난 1월에 이어 지난달 21일, ‘라세티 프리미어’의 리콜을 두 번씩이나 진행했다. 이미 같은 이유로 리콜을 했음에도 불구, 2개월 만에 또 문제가 발견된 것. GM대우의 품질 관리 능력이 도마 위에 오르는 이유다. 뿐만 아니라 영업 측면에서도 큰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기존 판매망인 대우자판과의 결별을 선언한 GM대우는 각 대리점과 개별 계약을 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대리점 계약을 맺을 때 대우자판의 동의 없이 3자를 통해 차량을 팔 수 없다는 조항 때문이다. 새로운 판매업체를 빨리 정하는 게 급선무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모든 피해는 고객들이 짊어지게 됐다. 대책 없이 대우자판과 사업관계를 중단한 GM대우가 최근 비판을 받고 있는 이유다. 잇단 리콜, 대우자판과의 결별 등 자존심만 앞세우고 정작 고객들은 뒷전인 GM대우의 문제점을 살펴봤다.

그동안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승승장구 했던 도요타가 ‘리콜 사태’로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품질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장인정신’으로 세계시장을 주름잡았지만 그로 인해 생긴 자만심이 결국 도요타의 발목을 잡은 셈이다.
 
국내에도 도요타 사태의 후폭풍이 몰아닥치고 있다. 지난해 ‘잘 나갔던’ 현대·기아차도 자발적 리콜을 실시하며 도요타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도요타 같은 거대 기업도 한순간에 무너지는 모습에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 마이크 아카몬 GM대우 사장 [사진=뉴시스]     
똑같은 결함으로 2번이나 리콜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리콜과 관련해 구설수에 오르고 있는 자동차 업체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4월부터 ‘시보레’로 사명이 바뀌는 GM대우다.
 
잘 알려졌다시피 GM대우는 지난 1월24일 ‘라세티 프리미어’ 리콜을 실시한 바 있다. 연료공급관 연결 불량으로 인한 누유 현상으로 지난해 9월25일~12월3일 생산된 4087대를 리콜 했다. 문제는 지난 1월 대대적 리콜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21일 같은 차종의 리콜을 또다시 실시했다는 점이다. 이번에도 역시 연료공급관이 문제가 됐다. 지난해 9월25일~올해 3월2일 사이에 제작, 판매된 1만2604대가 리콜 대상이 됐다.
 
이미 같은 이유로 리콜을 했음에도 똑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는 셈. GM대우의 품질 관리 능력이 도마 위에 오르는 이유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GM대우는 1차 리콜을 실시한 지난 1월24일 출고 차량에도 리콜 대상 부품을 똑같이 사용하고 있었다. 부랴부랴 지난달 3일부터 부품을 교체하긴 했지만 초기 대처가 미흡했다는 비판은 면치 못하게 됐다. 뿐만 아니라 리콜 사유가 된 ‘부품으로 인한 누유 문제’는 추돌사고 시 고객들의 생명과도 직결되는 심각한 결함이라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평이다.
 
결함에 대한 늑장대응도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달 21일 실시한 리콜 차종은 ‘라세티 프리미어’, ‘윈스톰’, ‘다마스’ 등 3종이다. 그 중 ‘윈스톰’은 안전과 직결되는 결함임에도 불구하고 무려 4년이 지나서야 리콜을 실시, 고객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도요타 사태가 터지자 부랴부랴 대응에 나섰다는 인상을 지우기 힘들다.
 
▲ 대우자판 직원 600여명은 지난달 18일 오후 부평구 대우자판 앞에서 'GM음모 분쇄 결의 전진대회·GM대우의 계약해지 철회’ 집회를 갖고 GM대우 화형식과 마티즈 차량을 부수는 퍼포먼스, 가두 행진 등을 벌였다. [사진=뉴시스]    
대우자판 결별 후 판매 혼란도

자동차 업체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품질이지만 제품을 보급, 판매하는 영업 분야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하지만 GM대우는 이 영업 분야에서도 잡음을 일으키고 있다.
 
GM대우는 최근 예전부터 자신들의 판매망이었던 대우자동차판매(이하 대우자판)와 결별을 선언했다. 일방적인 결별이었기에 대우자판의 반발은 거셌다. 인천 등지에서 ‘GM대우 계약 해지 철회’를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까지 열 정도였다.
 
후폭풍은 이에 그치지 않았다. 이젠 일선 대리점들까지 영향을 받으며 판매에 혼란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바로 각 대리점들과 대우자판이 초기에 맺었던 계약 조항 때문이다. 계약서에 따르면 각 대리점들은 대우자판의 동의 없이 3자를 통해 차량을 팔 수 없다. 이를 파기할 시 각 대리점이 낸 1억 원의 담보가 묶이고 임대해 준 대리점을 회수하는 등 불이익이 발생할 수도 있다. 대리점들이 GM대우와의 개별 접촉을 꺼리는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GM대우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우선 일선 대리점들과 개별 접촉 후 차량을 공급,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가운데에 낀 대리점들만 난감한 상황이다. 벌이를 위해 GM대우 측과 손을 잡자니 계약 위반이 걸리고, 대우자판과 끝까지 함께 가자니 벌이가 걱정되기 때문이다.
 
결국 물량 없는 대리점에 의한 모든 불편은 또 고객들의 몫이다. 전국적인 판매망을 구축해 고객들의 제품 접촉을 원활히 해주는 게 GM대우의 몫이지만 이는 뒷전인 듯한 모양새다.
 
실제로도 대우자판과 GM대우 결별 이후 2주가량 차량 출고가 전면 중단되기도 했다. 거기다 판매 최전방에 있는 일선 대리점들도 GM대우와 대우자판 간의 신경전을 조용히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GM대우가 대우자판을 대신할 대체 판매업체도 지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무조건 계약부터 해지, 고객들의 불편만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던 도요타는 ‘세계 최고’라는 자존심에 취해 품질을 속여 쉬쉬하다가 속절없이 무너졌다. 결국 고객을 뒷전으로 뒀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GM대우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잇단 리콜 논란, 판매 혼란 등 최근 구설수에 오른 논란거리들도 내부적으론 ‘고객우선주의’ 부족이 가장 근본적인 이유라 할 수 있다. 도요타 사태를 반면교사(反面敎師) 삼는 GM대우의 모습이 가장 필요한 시점이다.

김정유 기자 thec98@sisa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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