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⑵한국 SW산업의 현주소
“맞불 경쟁 피하고 시장 파이 키워야”

인터뷰/강원대학교 IT학부 권호열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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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유 기자
기사입력 2010-05-10 [09:24]

IT산업 진흥 위한 국가적 정책 지원 필요
국내 대기업들 SW시장 소홀한 것도 원인

 
▲ 강원대학교 권호열 교수    

지금까지 세계를 주도하고 있는 혁신적 SW들과, 최근 일어나고 있는 'SW붐’, 그리고 이런 열풍을 바라보는 국내 SW업체의 시각에 대해 살펴봤다. 앞서 인터뷰를 진행했던 국내 SW업체인 ‘이스트소프트’ 김장중 대표는 현재 한국 SW산업에서 가장 시급한 것을 ‘시장 확대’라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정부도, 업체도 아닌 민간전문가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IT부문 SW전문가인 강원대학교 권호열 교수를 만나봤다. 권 교수는 최근 지식경제부가 개최한 ‘공공 SW사업 발주선진화 포럼’에서 정책분과위원장을 맡는 등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SW산업 전문가다.
 
최근 아이폰, 트위터, 아바타 등 SW혁신으로 전 세계인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벌써부터 일부 전문가들은 앞으로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도 예측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혁명적 변화’에 대해 강원대학교 권호열 교수는 “아이폰과 트위터 등의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는 인간의 공동체 의식과 연대감을 크게 바꾸게 해 정치, 사회, 문화, 예술 등 모든 부문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또한 SW혁신으로서 아이폰과 트위터 등이 갖는 의미에 대해서는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를 통해 사용자 개인이 원하는 대로 자신의 필요와 취향에 맞춰진 모바일 커뮤니티를 구축할 수 있게 지원하는 것”이라며 “일종의 특화된 고객 집단의 성격을 갖고 있어 국내 기업들이 이미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런 해외 기업들의 혁신적 SW돌풍에 비해 국내 SW산업은 ‘잠잠’하다. 과거 외국으로부터 ‘세계 최고의 IT강국’이라는 부러움을 살 정도였다는 게 먼 옛일처럼 느껴질 정도다. 이런 국내 SW산업의 답보 상태에 대해 권 교수는 “국가적인 강력한 IT산업 진흥책 부재와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에 대한 소극적인 대응”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권 교수는 “80년대의 전화망, 90년대의 초고속 인터넷망 보급에서 보는 것처럼 정보통신 인프라에 대한 국가적인 집중투자, 새로운 기술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사회적 문화와 국민들의 호응, 그리고 선도적인 기업들의 노력에 힘입어 2000년대 초에는 외국으로부터 한국이 세계 최고의 IT강국이라는 부러움이 받았다”고 과거 한국 IT산업을 회상했다.

권 교수는 “현재는 세계 IT시장이 기존 HW중심에서 지식기반 서비스 및 SW중심으로 이동하는 중요한 전환기”라고 이야기한다. 최근 ‘위기의 IT한국’이라는 우려가 나오게 된 이유도 이런 트렌드를 좇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게 권 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IT산업에 대한 정책적 리더십이 여러 부처로 분산됨으로써 국가적으로 강력한 IT산업 진흥책이 마련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 노력도 충분치 않았다”며 한국 SW산업의 문제점을 진단했다.
 
미흡한 보상 구조 바꿔라
 
뿐만 아니라 권 교수는 ‘미흡한 보상의 성과배분 구조’를 한국 SW산업의 취약점으로 진단해 눈길을 끌었다. 한 마디로 말하자면 ‘인재’의 중요성을 역설한 셈이다.

권 교수는 “취약한 한국 SW산업에서 가장 큰 문제는 IT기업과 기술자에게 노력에 대한 보상 구조가 아직 미흡해 창의성 있는 우수 인재들의 SW산업 진입에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특히 모바일 앱스토어에 올린 SW의 이익 배분이 외국에 비해 개발자에 크게 불리하고, 사업비가 거의 개발원가에 지나지 않는 공공SW사업의 열악한 수익성은 이미 확보된 우수한 SW개발인력의 이탈까지 가져오게 한다”고 우려했다.

이런 현실의 벽을 충분히 실감해서인지 권 교수는 국내 SW업체들이 최근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글로벌 SW업체들과의 맞불경쟁을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권 교수는 “한국에도 대기업 못지않은 포털 기업(네이버 등), 게임 콘텐츠 기업 등이 다수 있지만 이들 조차 기술 및 규모, 시장점유율에서 애플, 구글 등 세계적 업체와는 아직 비교할 수 있는 수준이 되지 못한다”면서 “글로벌 경쟁에서 비교 우위를 가질 수 있는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게 국내 SW업체에게 가장 좋은 전략이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계약관행부터 개선시켜야
 
그렇다면 한국 SW산업이 지금보다 활성화되기 위해선 어떤 변화와 과제들이 필요할까. 권 교수는 가장 기본적인 ‘가격·품질·서비스’의 경쟁력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또한 아이폰과 같이 기존 ‘시장의 법칙’을 깰 수 있는 ‘신(新) 시장 선점’ 노력도 함께 꼽았다.

예를 들면 수준 높은 사용자매뉴얼 제공 및 교육훈련 서비스를 통해 고객이 체감하는 품질을 높일 수 있고, 고객의 업무에 대한 최적의 컨설팅을 SW와 함께 제공해 서비스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하지만 기업들이 이런 노력을 실행한다고 해도 현재 한국 SW시장 구조상 이것만으로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권 교수 또한 정부 지원의 필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권 교수는 “앞서 언급했듯이 SW기업과 개발자들의 수익성 확보가 가장 시급한 문제다. 이것이 선행돼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재투자의 선순환이 가능하다”며 “때문에 정부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 SW관련 정부기관 및 SW사업선진화포럼 등 민간전문가집단을 활용해 SW사업의 명확한 요구사항, 투명한 사업관리 등 계약관행을 제도적으로 정착되도록 하는 한편, 국내 기업들이 해외 시장을 개척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도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선 국내 계약관행부터 올바르게 정착시킨 후 국내 업체들이 시장 확대를 꾀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적극 도와야 한다는 이야기다.

끝으로 권 교수는 현장에 불철주야 땀을 흘리고 있는 한국 SW업체들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아직까지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기업은 찾기 힘들지만 포털, IT서비스, 게임콘텐츠 분야 등에서 검증된 잠재력을 갖춘 기업들은 많다고 언급했다.
 
이는 향후 보여줄 한국 SW산업의 긍정적인 변화를 예상케 해준다. 그동안 ‘홀대받던’ 한국 SW업체들이 여러 장애물을 뛰어 넘어 세계무대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 앞으로 보여줄 그들의 잠재력에 기대를 걸어본다.
 
김정유 기자 thec98@sisa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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