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과 맞서는 어린 투쟁가들

폐쇄도시 ‘은강’서 펼쳐지는 성장드라마 ‘변두리괴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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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유 기자
기사입력 2010-05-10 [09:42]


권력과 맞서는 청소년들의 투쟁기. ‘변두리괴수전’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이렇게 표현할 수 있다. 청소년이 주인공이고 소설 속의 ‘적’은 권력에 찌든 어른들이다. 달리 표현하자면 아이들과 어른들의 대결로도 볼 수 있겠다.

‘변두리괴수전’의 배경은 어느 갑갑한 도시 ‘은강’이다. 더 자세히 들어가 보면 은강 속에 있는 ‘은강고등학교’가 주 배경이다. 퇴역한 노장군이 이사장으로 있는 은강고는 요즘 세상에 드물게도 전통과 족보가 확실한 학교다.

전통과 족보가 확실하다는 건 학교 자체를 이끌어 가는 ‘권력층’ 모두가 이사장 일가라는 얘기다. 그만큼 부패할 위험성이 크다는 말로도 해석된다. 아니나 다를까, 은강고 역시 이사장 일가의 욕심으로 인해 점점 부패해가고 있었다. 

주인공은 ‘나’다. 그리고 현명함을 갖춘 싸움의 고수 ‘스승’, 소피 마르소를 닮은 ‘소피’, 조용한 소녀 ‘가끔 한마디’ 등의 청소년이 소설을 이끌어 간다. 이들은 학교로부터 버림 받은 해직 교사들과 손을 잡고 살아있는 권력에 맞선다. 야구 방망이까지 들고선 말이다.

다소 폭력적이지만 이 어린 아이들은 용기를 잃지 않고 권력과 싸운다. ‘변두리괴수전’에선 다소 극적인 요소가 묘사되긴 하지만 이를 읽는 독자들에게 자신들의 학창 시절 기억을 더듬게 해준다. 또한 과거 학창 시절, 거대한 권력 앞에 주눅 들었던 독자들에겐 대리 만족도 느끼게 해 줄 것이다.

‘변두리괴수전’의 작가 이지월은 특이한 케이스다. 보통 작가가 되기 위한 공식 절차인 신춘문예나 신인상을 통과하지도 않았다. 이 때문인지 문체 역시 독특하다. ‘신종’ 언어와 같다.
중량감 있는 주제와 이와 대조적으로 가벼운 설정들은 독자들에게 독특함으로 다가온다. 문제 제기는 심각하되, 이를 푸는 과정들은 한없이 유쾌하다. 사회의 갑갑함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청소년들의 반란 아닌 반란 ‘변두리괴수전’에 눈길이 가는 이유다.
 
김정유 기자 thec98@sisa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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