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구상권 첫 인정…법원 "유병언 자녀들 1700억 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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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순 기자
기사입력 2020-01-17 [16:05]

▲ 세월호가 인양된 뒤 바로세워지고 있다. (사진=시사코리아DB)


정부가 세월호 사건으로 지출한 비용을 고(故)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상속자인 자식들이 갚아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법원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고(故)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책임이 인정된다며, 상속인들이 수천억원의 참사 수습 비용을 정부에 지급하라고 판단했다.

 

이는 세월호 책임자에 대한 정부의 구상권이 처음으로 인정된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동연)는 17일 정부가 "세월호 참사 수습비용 및 손해를 배상하라"며 유 전 회장의 4남매 등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유 전 회장의 차남 혁기씨에게 약 557억원, 장녀 섬나씨에게 약 571억원, 차녀 상나씨에게 약 572억원을 지연손해금과 함께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다만 회생절차에 있는 지에이치아이에 대한 구상금 청구는 각하했다. 또 유 전 회장의 장남 대균씨와 유 전 회장의 측근 김필배 전 문진미디어 대표, 청해진해운의 지주사로 알려졌던 아이원아이홀딩스에 대한 청구는 기각했다.

 

대균씨의 경우는 상속을 포기한 상태다.

 

앞서 정부는 세월호 침몰 사고에 원인을 제공한 자에게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 세월호피해지원법에 따라 2015년 12월 유 전 회장의 자녀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4년1개월  만에 선고에 나선 재판부는 우선 세월호 참사는 다양한 원인제공자에 의해 발생했고, 책임자들이 손해를 공동부담해야한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유 전 회장은 세월호피해지원법에서 규정한 '원인제공자' 중 하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유 전 회장은 청해진 임직원과 관련해 감시소홀에 따른 공동불법행위에 대한 책임이 인정되고, 지시자 책임도 함께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유 전 회장은 청해진해운의 실질적 지배자였기 때문에 세월호에 대한 감시·감독 의무를 소홀히해 사고를 유발한 책임이 있다는 판단이다.

이어 "유 전 회장이 사망했으니 상속인에게 책임이 있다. 혁기, 섬나, 상나씨에게 책임이 적법하게 상속됐다고 봤다"고 결론내렸다. 유 전 회장의 부인과 장남 대균씨에 대해서는 "상속포기 신고는 유효하고, 상속포기도 적법했기에 책임이 상속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다만 법원은 구상권 청구 규모에 대해 정부와 다른 해석을 내렸다. 당초 정부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발생한 4213억원을 기준으로 구상권을 청구했으나, 재판부는 3723억원만 인정했다.

 

이 가운데 유 전 회장을 비롯한 청해진 임직원의 부담비율은 70%(2606억원)라고 봤다. 여기서 청해진해운이 선주배상책임공제계약을 체결한 한국해운조합의 공제금 일부를 제외하고, 약 1700억원을 유 전 회장의 세 자녀가 책임지도록 했다. 또 정부의 책임 부담비율은 25%로 결론지었다.

 

유혁기 씨 등은 정부의 구상권을 담은 세월호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이 제정되기 전에 유 전 회장이 사망하고 상속이 이뤄졌기에 소송의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반박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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